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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셀리언입니다^^
루셀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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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5 02:00 생활 속 Tip/문화생활

안녕하세요 ^^ ! 즐거웠던 연휴 마지막 날이네요, 벌써. 너무 짧았죠?
하지만 짧아서 더욱 소중했던 가족들과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알차게 연휴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 함께 가족들과 나들이도 가고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더없이 행복감을 느꼈어요. :)

특히 저는 엄마와(아직도 저는 어머니가 아닌 엄마라고 부른답니다.^^;) 단 둘이 외출을 하고 싶었고 나름대로 코스를 짰는데, 그 계획의 마무리는 <함께 영화보러가기> 였어요.

추석맞이 개봉작들이 꽤 많았지만 저는 '애자'를 골랐습니다. 모녀를 보러간 또 다른 모녀. 인 셈이죠. ^^

평소 '한국형 드라마'를 아주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개인적으로.
그렇지만 영화적 취향, 출연진, 예상되는 결말 등 다 제쳐두고, 엄마와 제가 볼 영화로 '모녀 간 애증'이 영화화된 <애자>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결론적으로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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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평점은 ★★★★☆, 별 네개 입니다. 굉장히 높은 점수인 편인데, 만일 친구나 동료 등과 보러갔었다면 별 네 개는 절대 아니었을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

이런 류의 영화를 보고 나면 늘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남녀 간의 사랑을 비롯한 그 어떤 사랑보다 더욱 질기고 진득한 사랑은 부모자식 간의 사랑이라고.

며칠 전 '내 사랑 내 곁에'를 보고 난 뒤 감상평을 포스팅한 적이 있었는데요,(많은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했어요!) 두 영화 다 같은 신파였고 어느 정도는 뻔한 전개였지만 슬픔과 애잔함의 공감대가 명백히 달랐습니다. 아마도 저는 '한 남자의 여자'보다는 '우리 엄마의 딸'로서의 감정적 공감대를 더 많이 가지고 있나봐요.

♣줄거리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대한민국 대표 청춘막장 스물 아홉 박애자! 해병대도 못잡는 그녀를 잡는 단 한 사람, 인생끝물 쉰 아홉 최영희!
고등학교 시절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던 박애자. 소설가의 꿈을 품고 서울로 상경했지만 고리짝적 지방신문 당선 경력과 바람둥이 남자친구, 산더미 같은 빚만 남은 스물 아홉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갑갑한 상황에서도 깡다구 하나는 죽지 않은 그녀의 유일무이한 적수는 바로 엄마 영희!
상상도 하지 못한 엄마의 이별 통보.. 있을 땐 성가시고, 없을 땐 그립기만 했던… “과연 내가, 그녀 없이 살수 있을까요?”

출처: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1407

스물 아홉난 딸과 쉽 아혼의 엄마.
그야말로 가장 진한 모녀 관계를 분할 만한 나이대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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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의 마지막 문장. "있을 땐 성가시고, 없을 땐 그립기만 했던.."
우리에게 엄마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던가요? 철없던 시절, 끊임없이 내 일거수일투족 마다 주석을 달던 엄마. 그것이 사랑임을 알면서도 귀찮고 갑갑하게 느껴지던.

서로에게 빽빽 소리를 질러대는 모녀를 바라보는 우리 모녀의 마음은 편치가 않았습니다. 엄마와 저는 꽤 사이가 좋아서, 애정과 반(反)하는 언사를 일삼는 모녀가 이해되질 않았고, 영화 중반에 이르기까지 극중 모녀의 '사운드 빵빵한 신경질적 사투리'에 시달리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딸가진 엄마의 마음쉰을 훌쩍 넘긴 엄마를 가진 딸의 마음을 재조명하고 곱씹어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볼 만 했습니다.

더이상 인생에서 기대하는 바는 없다고, 그저 건강해서 병원신세 안지는 것만으로도, 그래서 자식에게 폐 안되게 살다가 편히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엄마. 그것이 애자네 엄마이고 제 엄마이기도 하고 우리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저는 영화 예매 전 꼭 확인하는 것 한가지가 있어요. 바로 '전문가 평점'입니다. 루셀리언의 영화평과 전문가 평이 늘 꼭 같지만 않지만 그래도 전문가 특유의 관통하는 한 줄 평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애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그 중 황진미 영화평론가의 한 줄 평이 무척이나 인상깊습니다.

노후를 위해… 아들한테 헛돈 쓰지 말고 딸에게 잘해라...         - 영화평론가 황진미
뭐랄까, 영화평론가든, 배우든, 그리고 글쟁이든 직업을 막론하고 딸로서의 소감 한마디는 저 한 줄로 모두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극 중 아들도 딸만 못한 아들노릇을 보여주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딸이 엄마와 가지는 그 관계의 특수성-유난히 극성스럽고 질긴, 애증의 관계랄까요-은 아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유별한 무언가, 가 있지요. (아마 아버지와 아들 간의 관계를 딸이 알 수 없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그 무언가,에 대해 밤깊도록 엄마와 얘길 나누고 싶었습니다. 우리 엄마와 내가 쌓아온 우리 모녀의 역사에 대해, 그리고 그 역사의 흥망에 대해 !

10시 50분이라는 비교적 늦은 시간대의 영화 관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차를 몰고 가까운 바닷가에 다녀왔어요. 심야 라디오 DJ조차도 우리의 조근조근한 재잘거림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았죠. 제가 계획했던 모녀 나들이 일정에 마지막으로 한 코스를 더 추가한 셈이에요. <모녀, 새 역사의 장을 열다.>

적어도, 이 영화가 볼만한 이유는 아들들이라면 모녀 관계를 훔쳐보고 살짜쿵 질투도 해주시고, 딸이 없다면 딸노릇도 해보시면 좋을 것 같구요. 딸들이라면 우리 엄마에 대해 관심 한자락, 애정 한 스푼 더 꺼내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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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 한 조각도 숨김없이 다 꺼내어 보여주자구요. 우리 엄만데 숨길 필요 없잖아요.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구요. 자존심 상할 관계도 아니구요. 설명 불가능한 모든 것은 하나로 귀결되고 말지요.

"엄마."
"응, 그래. 우리 아가. 무슨 일이니?"

posted by 루셀리언